Here&There, Chit Chat 79

11월 말일 잡담

홍시의 계절 1. 아는 사람이 부업으로 과수원을 해서 대봉감 한 박스를 받았다. 한 이주일 뒀더니 슬슬 홍시화되어 가는 중. 난 딱 이정도 젤리처럼 쫀쫀할 때 먹는 걸 좋아한다. 너무 익으면 당도는 높아지는데 식감이 별로다. 2. 미식학美食學 은 정의하기 쉽지 않다. 수많은 저자들도 정의하기 난감해하는 것이 바로 미식학이다. 때로는 잘못 정의되기도 한다. 이렇게 미식학이라는 용어 자체가 제대로 정의되어있지 않으니, 미식학적 가치를 적용하는 대상도 천차만별이다. 좁게 보면 이를 영양소를 섭취하기 위한 행위만에 한정지어 적용하기도 하고, 넓게 보면 식당에 들어서서 음식을 먹고 난 후 나올 때까지의 총체적인 경험에 적용하기도 한다. 또한 미식학을 음식, 와인 스노비즘과 혼동하기도 쉽다. 미식학 전반에 걸쳐 논..

11월 말 잡담 + 볼만한 전시 + 우스토프 세일정보

이태원 홈스테드, 블루미스트, 4,500원 최근 마신 차 중에 최악. 이상한 금속비린내가 났다. 금속비린내 뒤로 약간의 달콤한 블루베리 향이 지나가지만 지속시간이 짧다. 찰나의 단맛 이외에는..... 얼그레이는 Ares Tea 꺼 쓴다는데 그것도 별로다. 이촌동 야래향 쇠고기탕면, 10,000원 중앙박물관 근처라면 한 번 쯤 들러 볼 만함. 용산구 보건소 앞 대작전 현장 연말마다 벌어지는 할당 예산 다 쓰기 대작전. 각 구청마다 절찬리 행사 중. 정동 오사카오쇼 하카타 돈코츠라멘 + 교자 세트, 7,900원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저자 강의가 있었는데 강의 시작이 30분밖에 안 남아서 바로 옆에 있는 라멘집에 들어간 게 여기였다. 적당한 조미료. 용납 못할 정돈 아니었다. 1. 삼청동 갤러리 현대 신관 『이..

책 잡담

1.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마크 롤랜즈 역자 중에 모교에서 철학 및 교양강의를 하시던 석기용 선생님이 있어서 집어 들었다. 지금은 대우교수시라고.. 번역에 석 선생님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배어 있다.롤랜즈의 유쾌함일지도 모르겠다. SF영화를 인식론부터 이원론, 유물론, 존재론, 칸트의 도덕철학 등의 여러 철학 이론을 투영해 분석해 놓은, 그야말로 철학 A to Z를 풀어 놓은 책이다. 책을 붙잡고 나서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최근에 본 철학서 중에 가장 쉽게 쓰여있고 가장 이해하기 쉬운 책. 물론 번역이 정말로 잘 되어 있다는 점도 한 몫한다. 2.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원제는 'Levels of Life'인데 번역을 하면서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라고 바꿨다. 한..

사랑 잡담

아픔은, 슬픔은 절대 극볼할 수가 없는 거예요. (..) 그냥 견디며 사는 거죠. - 박완서, 『대화 : 이해인 수녀와의 대담집』中 주말에 갤러리나 미술관 들르러 혼자 삼청동이나 가회동 길을 거닐면 연인들을 발에 치일정도로 많이 본다. 가만히 보면 다채로운 방식으로 서로 붙어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손 잡고 가는 것이 제일 보기 좋다. 손으로 체온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부럽기도 하다. 나도 손 잡는 걸 좋아했다. 이상하게 허리 감는 건 별로더라... 그러면서 곰곰히 생각해본다. 나는 손 잡을 사람이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진심으로 사랑을 쏟을 사람이 필요한 것인가 말이다. 이내 고개를 휘저으며 지금 얼마나 편한지 모르는 거냐고 반문한다. 책도 맘대로 읽을 수 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하고 싶은 ..

입동 잡담

신촌 구복 마파두부 9,500원 가격이 500원 올랐다. 밸런스 잘 잡힌 마파두부. 다만 화초(花椒 : 화쟈오)를 아주 쪼금만 더 넣으면 좋을 것 같다. 서울에서 본토식 마파두부 먹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가게. 가격은 안 착함. 1. 입동이다. 본격 겨울 시작. 설악산에는 눈 내렸다는데 겨울 설악산행은 완전... 그리고 올 겨울에는 지속적으로 폭설이 내렸으면 좋겠다. 나는 사계절 중 겨울이 제일 좋다. 2. 11월 21일 도서정가제 확대 시행이 얼마 안 남았다. 아마 대한민국 유사이래 이렇게 책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는 전무후무할 것이다. 한달 사이 책만 70만원 어치 샀다. 100만원 찍자. 3. 허점투성이 도서정가제 확대 시행이 본격화되면 아마 소형 출판사들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 그리고 동네 서..

11월 초순 잡담

남대문시장 닭진미 고기백반, 8,000원 아주 가끔은 이런 것도 먹어 보는 것도 괜찮다. 공덕동 능이토종닭백숙 능이삼계탕, 12000원 국물에서 능이 버섯 향 조금 난다. 고기는 뻣뻣하다. 고춧가루는 정직하게 중국산 쓴다고 적어놨다. 1. 대림미술관에서 '트로이카' 전시가 끝나고 새 전시를 시작한다고 메일이 왔는데,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 '라이언 맥긴리 사진전' 할 때 매출대박을 쳤더니 돈독이 올라서 이런 전시만 하려고 작정한 모양. 보나마나 인증샷 찍으러 오는 커플 천지일 것 같다. 이런 식이라면 대림미술관은 앞으로 가지 않을 듯. 그 옆에 진화랑 가고 말지... 2. 아래 기사를 봤다. 이것이 현 정부가 주장하는 창조창렬경제? 이딴 정책 내려면 일단 산업용 전기요금부터 올리세요. 오죽하면 중..

10월 31일 잡담

북창동 수원, 동태찌개 2 인분, 14,000원 근처 직장인들이 자주 찾는 동태찌개가게. 근처에서 일하는 후배랑 같이 먹었다. 나쁘지 않은 편. 적당한 조미료, 적당한 동태. 1. '소파에서 듣는 유럽여행', '이동진의 빨간책방', Dave Arnold가 진행하는 'Cooking Issue', '진중권의 문화다방' 팟캐스트를 자주 듣는다. '소파에서 듣는 유럽여행'은 업로드가 매우 불규칙적이라 아쉽다. 김원호 씨 목소리가 편해서 좋다. '빨간책방'은 농담 반, 토크 반인 팟캐스트라 호불호가 갈릴텐데 이동진 씨와 김중혁 작가가 주고받는 말장난 개그를 좋아해서 들을 만하다. 2. 현대카드 고메위크를 맞이하여 후배가 식당 추천을 부탁하길래 식당 목록을 한 번 훓어 보고 딱 한 개 추천했는데 어제 가서 먹고 너..

월출산에 갔다 왔다.

원래는 지리산에 가려고 했으나 갑자기 월출산이 가고 싶어서 월출산에 갔다. 천황사 주차장에서 출발해서 도갑사까지 가는 월출산 종주 코스. 오전 11시 30분에 출발했다. 월출산 국립공원.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세 손가락 안에 꼽는 멋진 바위산이다. 왠지 신선이 살 것 같은 느낌. 바위 봉우리 뒤로 더 높은 바위 봉우리들이 병풍을 이루듯이 자리하고 있다. 바위가 아주 멋들어지다. 중국 화산에 비견할 만하다. 월출산 구름다리. 발구르면 다리가 흔들림. 대략 120미터 높이라고 하는데 떨어지면 시체도 못 찾을 듯한 높이였다. 아주 아드레날린이 솟구쳐서 좋았다. 기기묘묘한 암봉. 왠지 저기 중간에 은거기인이 사는 동굴이 있을 것 같은 느낌. 천황봉에서 조금 더 내려와서 점심 먹고 다시 출발. 아마 남근 바위 지나..

이태원 잡담

카라멜 & 민트, 5,500원. 주카스 젤라또 친구는 딸기를 먹었는데 그게 더 맛있었다. 이 가게는 과일 젤라또를 더 잘하는 것 같다. 내가 과일을 좋아해서 그런 것 같기도...? Lamb chop 16,000원, Deer Hunter 8,000원 , 브라이 리퍼블릭 얼떨결에 시킨 디어헌터. 예거 마이스터, 보드카, 레몬, 루트 비어 들어가는 칵테일인데 달달한 양주 먹는 느낌. 향도 좋았고 맛도 좋았다. 짭쪼름하게 잘 구운 양갈비는 언제나 맛있다. 1. 수입 식자재 사기에는 이태원이 제일인 것 같다. 월계수 잎이 다 떨어져서 한 통 샀는데 3,500원. 흑후추, 백후추도 큰 것 한 통이 5,000원. 한남마트에서는 예전에 루꼴라도 팔았는데, 지금은 안 파는 것 같다. 한남마트 미국 소시지 짱인데...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