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 Chit Chat 79

해남 달마산 미황사에 다녀왔다.

황현산 선생님께서 해남 미황사가 그렇게 아름답다고 하셔서 가 보았다. 산문. 오르는 길. 미황사 뒤로 병풍처럼 걸려 있는 달마산 바위들이 일품이다. 직접 가서 보면 무릉도원에 온 느낌이 들 것이다. 자하루. 한자를 보니 붉을 자紫, 안개 하霞 인 것 같다. 자하는 신선이 사는 곳에 서리는 안개라고 하는데, 저 문을 통과하면 신선의 영역으로 들어가게 되는 걸까... 범종각. 보물 제947호 대웅보전. 원래는 단청을 올렸다는데 해풍을 맞으면서 칠이 다 벗겨졌다고 한다. 사실 세월의 흔적이 느껴져서 더 좋았다. 달마산. 보물 제1183호 웅진당. 삼성각. 석등에 쌓인 돌 숫자만큼 소원을 빌었다는 말이겠지... 삼색떡국. 황태, 양파, 다시마 등을 넣어 만든 육수가 아주 일품이었다. 맛있는 김치 흔치 않은데, ..

2월 21일 잡담

Lamb Shoulder Rack, 이마트에서 양을 파는 줄 최근에 알게 된 뒤로 가끔 사다 먹는데 다음엔 한 짝을 사서 오븐에 구워야겠다. 딱히 가니시로 곁들일 만한 게 없었다. 1. 스테이크 잘 굽는 건 참 어렵다. 2. 수비드 기계를 사고 싶은데 용산에서 전자부품 사다가 만들면 될 정도로 회로가 간단해서 돈낭비인 거 같기도 하다. 3. '수제OO, 수제XXX' 를 내세우는 가게들이 많은데 '수제'라는 말이 음식의 퀄리티를 전혀 보장해주지 않는다. 4. '수제'를 표방하는 가게들 그만 좀 생겼으면 좋겠다. 맛대가리 없다. 5. 개이득이라길래 한 번 먹어봤다. 딸기, 초코, 바닐라 각각 한 개씩. 딸기는 파사삭 부서지는 것이 완전 최악이었고, 초코는 너무 질겼다. 바닐라는 그나마 봐줄만 했으나 조금 더..

인왕산 + 백악산 마실

기온이 영하 11℃라길래 산책을 나갔다. 내가 제일 활동하기 좋은 온도가 영하 3℃ 이하다. 나의 계절 겨울... 오늘 산책은 인왕산 + 백악산. 12시 01분에 사직단 입구에서 출발. 술렁술렁 올라갔는데 30분 만에 인왕산 정상 찍어서 당황했다. 기차바위 창의문 쪽으로 내려가는 길. 다 내려가니 12시 45분이다. 자하손만두를 가려고 했는데 풀방이었다. 너무 사람들이 많길래 골목길로 들어가다 발견한 돈까스 집에 가서 점심을 먹고 1시 45분에 다시 출발. 창의문 통제소에서 출발. 신분증 체크하고 출입증을 받아야 된다. 창의문에서 출발하면 백악산 정상까지 총 947개 정도 되는 계단이 쭉 이어져 있는데 삼청공원에서 출발하는 것보단 덜 힘든 듯. 25분만에 정상 도착해서 또 당황. 평창동 방향 모르겠다. ..

겨울의 한복판에서...

1. 어떤 완벽한 대답도, 질문자가 원하는 것이 완벽한 대답이 아닐 때는 질문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어떤 완벽한 대답도, 질문자가 원하는 것이 그 대답이 아닐 때는 질문을 끝나게 하지 못한다. 질문자가 원하는 것이 완벽한 대답, 그러니까 진실이 아니라 자기가 가지고 있는 확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인정일 때는, 그 말을 들을 때까지 질문을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 하지 않은 일 中 , 이승우 2. 도망가면서 도마뱀은 먼저 꼬리를 자르지요 아무렇지도 않게 몸이 몸을 버리지요 잘려나간 꼬리는 한동안 움직이면서 몸통이 달아날 수 있도록 도리어 포식자의 시선을 제게로 유인한다 하네요 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외롭다는 말도 아무 때나 쓰면 안 되겠어요 그렇다 해서 특별한 일이 일어나지는 않아요 어느 때, 어느 곳이나..

무등산에 갔다 왔다.

오랜만에 무등산. 국립공원으로 승격되고 나서는 처음이다. 바뀌고 났더니 등산객들이 너무 많았다. 무등산 산장에서 출발하면 쉽게 정상을 밟을 수 있다. 무등산 산장에서 출발하면 정상까지 빠르면 한시간 반, 늦으면 두 시간 걸린다. 최고봉은 천왕봉(1,187m)인데 군사시설이 있어서 개방을 일년에 몇 번 안 한다. 멀리 보이는 천왕봉 중봉 통신탑. 중봉에서 입석대 가는 길 길따라 가면 된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무등산은 산세가 정말 웅대하다. 무등산 주상절리 석영성분이 많아서 해뜰 때나 질 때 반짝거린다. 1,000m가 넘는 고지대에 주상절리가 있는 것은 전세계적으로 희귀한 사례라고... 천연기념물 465호. 멀리 보이는 천왕봉. 지리산 빼고 호남에서 제일 높은 봉우리다. 아쉽게도 여기서 핸드폰 배터리가 나..

크리스마스 잡담

1. 삼청동 거리는 저녁 느즈막하게 가면 한산하고 분위기 있어서 좋다. 2. 근데 식당들은 별로 좋지 못하다. 3. 크리스마스라 커플들이 많이 나왔는데, 그만큼 싸우는 커플도 많이 본다. 사실 싸움은 보통 그냥 한 쪽이 양보하면 끝난다. 사랑만 해도 바쁠텐데 굳이 갈등을 빚을 필요는 없다고 봐요. 4. 슈톨렌 맛있었다. 디저트로 먹는 빵을 스프에 찍어먹는 기염을 토했다. 5. 독일에서는 크리스마스 때 레브쿠헨과 더불어 슈톨렌을 많이 먹는다. 막대모양이라고 해서 '스틱'이라는 이름의 뜻을 가진 구운 과자이다. 건과일을 많이 넣고 빵 위에 슈가파우더를 뿌려서 마무리한다. 6. 전해 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예수 그리스도가 탄생했을 때 방문한 동방박사들의 지팡이 형상을 본 뜬 것이라고 한다. 드레스덴에서 15세기..

인터스텔라 잡담

스포일러 주의 1. 이제서야 인터스텔라를 봤다. 놀란이 인셉션을 발라버리는 영화를 만들었다. 2. 내용상으로는 Interstellar 라는 제목보다 Intergalactic이라는 제목이 더 잘 어울리지만, 발음상 전자가 훨씬 예뻐서 그렇게 한 듯. 3. 개인적으로 '그래비티'보다 '인터스텔라'를 더 높게 평가하고 싶다. SF에서 Fiction에 훨씬 더 초점을 맞춘, 하지만 다양한 물리법칙을 정확히 구현했다. 그래비티에서는 거시세계에 초점을 맞춘 만유인력의 법칙을 중심으로 영화를 풀어나갔지만(사실 그것도 일반 상대성 이론이지만 인공위성 정도는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계산해도 맞다), 인터스텔라는 그것을 뛰어넘어 아인슈타인-로젠 브릿지, 양자역학과 중력을 묶는 양자중력이론, 일반상대성이론, 성간우주여행 등 다..

12월 중순 잡담

한양설농탕 / 한양탕, 14,000원 프릳츠 / 무화과 깜빠뉴, 프릳츠 에일 5,900원? 프릳츠 / 과테말라, 5000원 가마마루이 / 차슈라멘, 9,000원 1. 한양 설농탕 - 한양탕 가격이14,000원으로 2,000원 올랐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해도 좀 많이 올렸다. 2. 프릳츠 - 커피는 안 마셔서 모르겠고, 생강향 진한 프릳츠 에일 괜찮다. 깜빠뉴도 나쁘지 않다. 3. 라멘은 괜찮았다. 차슈 좋았으나 국물을 조금만 더 줬으면... 4. 페루 리마에서 개최된 제 20차 UN 기후변화총회에서 드디어 이산화탄소 감축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 사실 교토의정서에서 미국, 중국, 일본, 캐나다 등 TOP10 국가들이 다 빠져서 별 의미 없었는데 이번에 극적인 타결. 개도국, 선진국 사이에 서로 한발짝..

경운궁(덕수궁) 대한제국 석조전, 백악산(북악산) 성곽길에 갔다 왔다.

일요일 아침 10시에 관람 예약을 했을 때는 관람 인원이 5명 밖에 없었는데 오늘 와서 보니 풀방이더라.. 참고로 지층을 제외한 석조전 관람(1층, 2층)은 미리 예약을 하고 가야한다. 중앙홀 탁자. 중앙홀 왼쪽. 로코코 양식의 인테리어가 화려하다. 중앙홀에서 바라본 접견실. 황제를 폐현하던 장소라고 한다. 가장 화려하고 위엄 있는 공간이라고... 귀빈 대기실. 영국 메이슨 사의 제품을 썼다는데 탐나더라...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고종 황제 어진. 6.25 때 부산으로 피난갔던 어진들이 다 불타고 남은 건 태조(전주 경기전에 있어서..), 영조, 철종, 고종 어진밖에... 황제 침실. 침실 옆 탁자. 황제 서재. 황후 거실 사실 석조전 2층의 황제와 황후의 공간은 은밀한 공간이었기 때문에 남아있는 사..

겨울 잡담

1.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 겨울이 돌아왔다. 차갑고 건조한 공기를 깊숙히 들이마시면 세포 하나 하나가 파랗게 물드는 느낌이다. 하늘의 색, 공기의 색, 물의 색이 하나가 되는 삼위일체의 계절이다. 올해는 눈 펑펑와서 서울이 눈밭이 되었으면 좋겠다. 2. 이맘 때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면 정말 좋다. 겨울을 위해 만들어진 도시다. 에르미타주는 정말이지 너무 커서 일주일 내내 봐야 했다. 3. 겨울이면 수많은 노래 중에 유독 Christina Perri의 Something about December가 떠오른다. 가로등이 줄지어 켜져있는 경복궁 돌담길이나 덕수궁 돌담길을 겨울밤에 걷다보면 유독 생각나는 노래. 역설적이게도 애잔하지만 따뜻하고 기쁜 무언가가 느껴진다. "Something About Dec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