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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 - 파트릭 모디아노

'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는 모디아노가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2014년에 출간한 소설이다. 책은 "내가 사건의 실상을 알려줄 수는 없다. 그 그림자만 보여줄 수 있을 뿐."이라는 스탕달의 자전소설을 인용하면서 시작한다. 맨 뒤의 옮긴이의 말에 나온 것처럼 이 인용구가 '이 소설의 시작이고 끝이다.' 아니 어찌 보면 파트릭 모디아노의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모디아노의 소설을 하나 둘 읽어 나가다 보면 마음 속에 남는 느낌은 결국 스탕달의 문장과 비슷하다. 물론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은 전부 다르다. (내가 느끼기에) 같아 보이는 세계에서 각각의 주인공들이 자기만의 시간을 살아가고 나중에 각자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지만, 결국 분명한 결..

Anarchive/etc 2016.03.25

조응민 퀄텟, EBS 스페이스 공감, Snow Fall

조응민 퀄텟 / 조응민(기타), 전용준(피아노), 신동하(콘트라베이스), 서수진(드럼)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조응민 퀄텟 재즈 기타 공연이 있어서 다녀왔다. 펫 메시니에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도 세련되고 텐션이 훌륭했다. 드러머 서수진 씨의 드럼 연주는 정말 탁월했다. 배우 임수정 씨 닮은 서수진 씨 예쁘셨다. 앨범도 두 장 샀다. 한 장은 싸인 받았고, 다른 한 장은 선물용으로 샀다. 좋은 재즈 뮤지션을 알게 되어서 기쁘다.

Anarchive/etc 2016.02.26

막국수, 메밀

※아래 글은 강원대학교출판부에서 출간한 '메밀(박철호,2004)'에서 발췌했다. 왜 막국수인가? 막국수란 메밀가루로 반죽을 빚어 국수틀에 눌러 뺀 메밀국수를 뜻한다. 막국수의 이름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정설은 없다고들 한다. 누군가 학문적 권위를 내세워 '이렇다, 저렇다'하면 정설이 될 것 같은데 문헌적 근거가 궁해서 그런지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대개 '마구', '함부로', '대충' 등의 의미가 강하게 내포된, 정교하게 공들이지 않고 막 해서 먹는 국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필자도 그런 견해에 크게 이의를 달고 싶지는 않다. 다만 거기에 '금방'이란 시간적 개념까지 보태져서 막국수는 '조리에 공 많이 들이지 않고 금방 해서 먹는 국수'이어서 붙여..

Anarchive/etc 2014.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