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 Chit Chat

사랑 잡담

Sth Btwn Us 2014. 11. 8. 02:19



  아픔은, 슬픔은 절대 극볼할 수가 없는 거예요. (..) 그냥 견디며 사는 거죠.


- 박완서, 『대화 : 이해인 수녀와의 대담집』中

 

  주말에 갤러리나 미술관 들르러 혼자 삼청동이나 가회동 길을 거닐면 연인들을 발에 치일정도로 많이 본다. 가만히 보면 다채로운 방식으로 서로 붙어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손 잡고 가는 것이 제일 보기 좋다. 손으로 체온을 나눌 수 있다는 게 부럽기도 하다. 나도 손 잡는 걸 좋아했다. 이상하게 허리 감는 건 별로더라... 그러면서 곰곰히 생각해본다. 나는 손 잡을 사람이 필요한 것인가 아니면 진심으로 사랑을 쏟을 사람이 필요한 것인가 말이다. 이내 고개를 휘저으며 지금 얼마나 편한지 모르는 거냐고 반문한다. 책도 맘대로 읽을 수 있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니고,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무책임'할 수 있기까지 하니 말이다. 


  돌이켜보건대, 각자가 내면에 가진 것들 때문에 몇 가지 어려운 고비들이 있었다. 나는 특히 내 자신에 대해서, 내 마음 속에 있는 일에 대해서 거의 말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이러한 성격과 그 밖의 각자 개인적인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 문제에 대해 나는 제대로 생각하고 대처하지 못했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러한 고비의 성격에 대해서 또 그러한 고비에서의 내적 고민에 대하여 내가 아무것도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지금도 공허한 느낌을 갖는다." 김우창 선생이 느꼈던 것처럼 말이다. 


  앞으로는 책임질 일을 최대한 만들지 않기로 다짐했건만 Stan Getz의 'Love is here to stay' 가 떠오르는 건 왜일까... 내일도 사랑 구경하러 삼청동이나 나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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