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 Chit Chat

책 잡담

Sth Btwn Us 2014. 11. 22. 01:52



  1.  우주의 끝에서 철학하기, 마크 롤랜즈


  역자 중에 모교에서 철학 및 교양강의를 하시던 석기용 선생님이 있어서 집어 들었다. 지금은 대우교수시라고.. 번역에 석 선생님 특유의 유머러스함이 배어 있다.롤랜즈의 유쾌함일지도 모르겠다. SF영화를 인식론부터 이원론, 유물론, 존재론, 칸트의 도덕철학 의 여러 철학 이론을 투영해 분석해 놓은, 그야말로 철학 A to Z를 풀어 놓은 책이다. 책을 붙잡고 나서 놓지 못하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최근에 본 철학서 중에 가장 쉽게 쓰여있고 가장 이해하기 쉬운 책. 물론 번역이 정말로 잘 되어 있다는 점도 한 몫한다. 





  2.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 줄리언 반스


  원제는 'Levels of Life'인데 번역을 하면서 '사랑은 그렇게 끝나지 않는다'라고 바꿨다. 한국어 판 제목은 너무 대놓고 알려주는 느낌에 감성팔이를 시도한다는 느낌이 조금 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삶의 층계들'이라는 제목이 독자로 하여금 '사랑'이라는 주제 대해 조금 더 깊게 천착할 수 있게 만드는 것 같다. 

  1 부, 2 부는 아내를 잃은 작가의 심정을 대변하듯이, 조금 정신 사납게 쓰여있다. 3 부에 가서야 비로소 작가가 직접 자신의 이야기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다.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3 부에 전부 다 있다고 보면 될 듯. 중간중간 감정이입이 되어 읽기를 잠시 멈춘 부분도 있었다. 비슷한 감정을 느꼈었기 때문일까나...


  "만약 그녀가 어디엔가 존재한다면, 그녀는 내 안에 내면화되어 존재한다. 지극히 정상적인 일이었다. 마찬가지로 내가 자살을 할 수   없는 이유 또한 그러했고 반박의 여지가 없었다. 내가 자살하면 나 자신만이 아니라 아내까지 죽이는 일이 되기 때문이었다."


  "젊은 시절, 세상은 노골적이게도 섹스를 한 사람과 하지 않은 사람으로 나뉜다. 나중에는 사랑을 아는 사람과 알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뉜다. 그 후에도 여전히 마찬가지로 - 적어도 우리가 운이 좋다면(혹은 반대로 운이 나쁘다 해도) - 세상은 슬픔을 견뎌낸 사람과 그러지 못한 사람으로 나뉜다. 이런 분류는 절대적인 것이다. 이는 우리가 가로지르는 회귀선이다."






  3. 음식의 문화학, 밥 애슬리 외 4인


  솔직히 번역이 좋다고는 말 못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에서도 비슷하게 문제시 되는 주제를 가지고 사회학적 분석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람시, 레비스트로스, 부르디외 등의 이론을 접목시켜 '이 시대의 음식문화'에 관해 분석해 놓았다. 특히 인상 깊었던 챕터는 제 4장 소비와 취향, 제 9장 외식. 처음 1 장, 2 장만 잘 넘기면 술술 읽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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