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rchive 144

망해버린 양 사태 브레이즈 Braised Lamb Shanks

결론부터 말하자면 4시간 동안 요리 해놓고 망했다. 아마도 친구한테는 먹일 수 있겠지만 주방장이라면 내놓지 않을 수준의 결과물이었다. 그리고 앎과 재현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주는 요리였다. 마이클 룰만Michael Ruhlman의 책 Ruhlman's Twenty에 있는 레시피를 보고 만들었다. 모로코 식 양 사태 브레이즈였다. 1. 양 사태를 코셔솔트로 시즈닝 후 간이 배이도록 최소 15분에서 최대 2일까지. 바빠서 20분만 했다. 2. 겉에다 All-Purpose Flour(중력분)을 입힌다. 이는 시어링 시 크러스트 형성에 도움을 준다. 3. 카놀라 유에 겉을 시어링. 4. 레시피 북에 나온 정도로 시어링 후 잠시 대기. 5. 양파와 마늘을 볶고 향신료(코리앤더, ..

Anarchive/Cooking 2014.12.08

막국수, 메밀

※아래 글은 강원대학교출판부에서 출간한 '메밀(박철호,2004)'에서 발췌했다. 왜 막국수인가? 막국수란 메밀가루로 반죽을 빚어 국수틀에 눌러 뺀 메밀국수를 뜻한다. 막국수의 이름에 대한 논란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정설은 없다고들 한다. 누군가 학문적 권위를 내세워 '이렇다, 저렇다'하면 정설이 될 것 같은데 문헌적 근거가 궁해서 그런지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대개 '마구', '함부로', '대충' 등의 의미가 강하게 내포된, 정교하게 공들이지 않고 막 해서 먹는 국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필자도 그런 견해에 크게 이의를 달고 싶지는 않다. 다만 거기에 '금방'이란 시간적 개념까지 보태져서 막국수는 '조리에 공 많이 들이지 않고 금방 해서 먹는 국수'이어서 붙여..

Anarchive/etc 2014.10.11

A History of Ice cream : The Origin of Ice cream

아이스크림의 역사는 우리에게 익숙한 크림, 설탕, 달걀, 그 밖의 향미료의 조합물이 아닌, 밀크가 들어가지 않은 차가운 음료에서부터 시작된다. 차가운 음료의 기원은 적어도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네로 황제는 와인이나 꿀로 맛을 낸 차가운 음료를 즐겼다고 한다. 하지만 차가운 음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얼음 자체를 확보하고 그것을 몃 달 동안 언 상태로 유지시켜야 했다. 그러려면 직접 산꼭대기에서 눈이나 얼음을 가져와 쉽게 녹지 않는 장소에 보관하는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은 기계를 이용한 냉각기술이 개발되기 전까지 수세기 동안 이어졌다. 4,000년 전 메소포타미아에는 얼음 저장고가 있었다고 한다. 그대 그리스와 로마 사람들은 근처의 산에서 얼음과 눈을 가져와 구덩이 안에 보관했다...

Anarchive/History 2014.09.16

고추잡채 靑椒肉絲

갑자기 고추잡채가 먹고 싶어서 만들었다. 좀더 가늘게 썰어야 됐는데 너무 허기져서 급하게 하느라고 잘못 썰었다. 그리고 고추기름도 떨어져서 그냥 카놀라유에 볶았다. 가정용 가스레인지는 화력이 약해서 불맛을 내기가 힘든데, 기름 많이 넣고 볶는 과정에서 팬을 튕기다 보면 불이 알아서 붙는다. 미약하게나마 불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돼지고기는 등심을 썼다. 등심 맛있는데 삼겹살 반 값이다. 보통 국산 삼겹살이 100g당 3100원 내외, 등심은 1600원 내외. 맛술도 떨어져서 그냥 화이트 와인을 넣었다. 파아니스트 상세르Finest Sancerre 2011년 빈티지, 소비뇽 블랑 단일 품종으로 만든 와인이다. 첫 맛은 부드러운데 입 안에서 굴릴수록 상큼한 신 맛이 난다. 가벼운 와인이라 요리에 ..

Anarchive/Cooking 2014.09.13

GHB(Get Home Bag)이란 무엇인가...

GHB 혹은 Get Home Bag은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BOB(Bug Out Bag)가 있는 곳 또는 자신이 피난처로 삼을 만한 곳으로 복귀할 수 있을 정도의 물품을 꾸려놓은 가방을 말한다. 쉽게 풀어 말하면 직장이나 가벼운 외출 등 일상시에 휴대하는 것을 전제로 물건을 꾸리는 가방이 GHB라 할 수 있겠다. BOB가 있는 사람이라도 보통 항상 자기 손에 없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직장에 출근할 경우나 근거리를 가깝게 다녀올 경우를 생각해 보면 20kg 정도 되는 '72시간 BOB'를 메고 다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외부에 나와 있는 상태에서 재난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일단 BOB와 비축품이 있는 집으로 어떻게든 돌아가야 한다. 차에다 BOB를 실어 놓고 다닌다고 하더라도 일단 집에 있을 가족..

Anarchive/Prepper 2014.07.18

프랑스식 양파 스프 Soupe à l'oignon

프랑스식 양파 스프 Soupe à l'oignon를 만들었다. 보관용으로 글래스락에 넣어 놓은 것이다. 적당량 덜어서 바게트 올리고 그뤼에르 치즈 올려서 치즈가 녹을 때까지 오븐에 돌리면 사실상 완성이다. 르 꼬르동 블루의 레시피북을 보고 만들었는데 생각보다 단 맛과 짠 맛의 대비가 레스쁘아의 그것에 비해 강렬하지 않았다. 셰리와인 대신 포트와인을 써서 그런 걸까...? 아니면 닭 육수만 써서 그런걸까...? 르 꼬르동 블루의 레시피 북에는 닭 육수를 쓰라고 되어있던데 말이다. 양파를 완전히 진한 갈색이 될 때까지 카라멜라이즈를 안 해서 그런건가...? 레시피를 첨부한다. 르 꼬르동 블루 사브리나 시리즈에서 발췌했다. 재료: (8인분) 양파 3개 버터 15g 박력분 15g 닭 육수 2l 포트와인 20cc..

Anarchive/Cooking 2014.07.15

티라미수 Tiramisú

디저트로 먹을 티라미수 Tiramisú를 만들었다. 마스카르포네 치즈는 그냥 먹으면 별 맛이 없다(근데 지방 항럄이 50%라는 게 함정. 맨날 먹으면 돼지된다.). 단 맛이 전혀 없는, 끈적끈적한 질감의 고소하고 약간의 신 맛을 가진 크림이랄까...? 상당히 풍부Rich한 맛이지만 임펙트가 없다. 그래서 설탕, 바닐라 넣어서 티라미수를 만든 것 같다. 슈가 파우더로 이니셜도 올렸다. 달걀 특유의 비린내를 잡아 주기 위해 바닐라가 들어가야 한다. 바닐라는 까까 만드는 데 있어서 약방의 감초랄까...? 마다가스카르 산 바닐라 빈을 썼는데 꼬투리도 두텁고 향도 풍부하고 괜찮다. 찾아보니 인도네시아 산은 향이 별로라고 한다. 근데 안 써 봐서 진짜 그런지는 모르겠다. 남은 꼬투리로는 바닐라 슈가를 만들었다. 간..

Anarchive/Cooking 2014.07.08

갤러리 현대 『정상화 개인전』2014.7.1. ~ 2014.7.30.

※ 본 포스팅에 게재한 정상화 작가의 모든 작품은 저작권의 보호를 받습니다. 작가의 허락없이 상업적인 용도로 이미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지금 갤러리 현대 신관, 두가헌 갤러리에서는 오는 7월 30일까지 정상화 개인전을 하고 있다. 1970년대부터 지금까지 장장 40 여년간의 작품 세계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좋은 전시다. Untitled 73-12-111973Acrylics on Canvas227.3 x 181.8cm 정상화 화백는 일전에도 기획전을 통해서 많이 접한 작가였다. 그의 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몹시 특이하다. 캔버스 위에 5mm 두께의 고령토를 칠하고 마르면 캔버스를 일정한 패턴으로 접어서 균열을 만든다. 굳은 고령토가 알맞게 떨어지면 무수한 패턴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 패턴들 위..

Anarchive/Arts 2014.07.06

영혼을 위한 토마토 스튜

원래는 굴라쉬를 하려고 했는데, 라드도 없고 고기도 조금밖에 안 사고, 파스닙도 없고, 파프리카 페이스트도 없고, 캐러웨이 씨도 없어서 그냥 다 때려넣은 토마토 스튜를 만들었다. 재료(4 인분 기준) :호주산 양지머리 200 g당근 1 개 (손가락 중지에서 팔목까지 길이 정도 되는 걸로)감자 주먹만한 것 1 개샐러리 - 잎부터 줄기까지 길다란 것 2 개월계수 잎 - 엄지손가락 크기 3 개 토마토 퓨레 500 g껍질 벗긴 토마토 2 개 다진 것흑후추(통 흑후추 + 바로 간 흑후추) - 좋아하면 많이, 싫어하면 조금마늘 5 쪽말린 페페론치노 - 씨 빼고 7 개붉은 파프리카, 주황 파프리카 1 개씩닭고기 육수 16 oz대파 1/3소시지 200 g코셔 소금(천일염 써도 됨) - 간은 그 때 그 때 맞게 재료비는..

Anarchive/Cooking 2014.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