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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라랜드(LA LA LAND,2016) - 잃어버리고 잊어버린 것에 대하여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세바스찬은 미아를 위해 피아노곡을 연주한다. '이렇게 되었을 수도 있었을 텐데...'라는 판타지아가 펼쳐지는 이 부분, 이 판타지아가 세바스찬과 미아 각자의 마음에서 서로 오고 가는 이 부분은 라라랜드에서 가장 감정적으로 또 무게있게 다가온다. 영화를 보는 관객 자신이 잃어버리고 잊어버렸을 수도 있는 기억을 살짝 건드려 가슴 속에서 깨워준다. 이들이 꿈꿔왔던 것은 또한 우리가 꿈꿔왔던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피아노 연주가 끝나고 클럽을 나가는 미아와 그걸 바라보는 세바스찬 사이에 오고 가는 미소를 보는 동안에는, 기묘하게도 영화를 처음 열었던 노래 'Another day of sun'이 떠오른다. "누군가 기대를 저버려도 아침은 다시 올 거예요. 내일도 해는 뜨니까요. 새로운 날..

Tony Hymas - Est ce ainsi que les hommes vivent?

토니 하이마스Tony Hymas는 가장 최근에 나온 앨범 'Tony Hymas Joue Léo Ferré(2016)'에서 레오 페레Léo Ferré를 피아노 솔로로 연주한다. 레오 페레는 전설적인 샹송 아티스트로 본래는 클래식을 전공해서 편곡에서도 클래식 느낌의 면모가 드러난다. 하이마스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 'Est ce ainsi que les hommes vivent?'은 본래 루이 아라공Louis Aragon의 시를 레오 페레가 샹송으로 편곡해서 불러서 유명해진 곡이다. 이브 몽땅Yves Montand 버전도 괜찮다. 토미 하이마스와 이브 몽땅, 레오 페레가 각각 어떻게 연주하고 부르는지,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 비교해 보는 것도 감상 포인트.

카라멜라이즈한 양파를 곁들인 돼지 등심 스테이크 Pork Loin Steak with Caramelized Onion (부제 : 스테이크 잘 굽는 법)

월요일에 사 놓은 돼지등심이 슬슬 맛이 가려고 할 시점이라 스테이크를 했다. 재료 : 돼지 등심 326g (두께 2.5cm) 양파 반 개 발사믹 식초 설탕 한 꼬집 소금 후추 1. 스테이크를 구울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냉장고에서 고기를 미리 꺼내 놓는 것이다. 고기를 팬이나 그릴에서 익힐 때, 고기 내부의 온도와 외부의 온도가 서로 다르게 되면 익는 속도도 차이가 난다. 보통 두 시간 전 아무리 늦어도 한 시간 전에는 밖에 꺼내 놓는다. 고기 두께는 최소 2cm 이상 되는 것으로 준비한다. 2.5cm 넘어가면 오븐 180도로 맞추고 한 2~3분 정도 로스팅 해줘야 할 수도 있음. 2. 팬에 연기가 날 때까지 가열한 다음, 고온에서 잘 버티는 포도씨유, 카놀라유 등을 두르고 15초 정도 기다렸다가 ..

Anarchive/Cooking 2016.12.01

Rob Bayley Survival Knife by Fero 롭 베일리 서바이벌 나이프 by 페로

롭 베일리Rob bayley S4 서바이벌 나이프는 베어 그릴스의 의뢰를 받아 만들어진 나이프로, 그가 Man vs Wild에서 들고 나와서 매우 유명해진 나이프다. 선풍적인 인기에 힘입어 나이프 웨이팅 리스트가 7년까지 밀려있는 상황. 그렇다 보니 중국제 가품들도 매우 많다. 위 제품도 어떻게 보면 베일리 본인이 만든 나이프가 아니라 베일리 전속 가죽 칼집 제작자 Fero가 똑같은 강재(RWL-34)를 써서 만든 것이다 보니 가품이라고 해야 하지만, 마감과 질을 생각하면 거의 베일리 진품과 동일하다고 봐도 좋다고 생각한다. 실제 외국 유저들도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취급하기도 하고 말이다. 원래 베일리 S4 서바이벌 나이프는 위 사진처럼 민날이 아니라 서레이션 날이고 표면 처리가 미러 피니시가 아닌 사틴..

Leslie Odom Jr. - Autumn Leaves

2016년 뮤지컬 해밀턴으로 토니상을 수상한 배우 겸 가수 레슬리 오돔 주니어Leslie Odom Jr.가 2016년 재즈 앨범을 냈다. 재즈 계에 혜성처럼 데뷔한 오돔 주니어의 앨범 중 타이틀 곡 Autumn Leaves은 다른 재즈 뮤지션들 버전보다 좀 더 아득하고 아련하게 느껴진다. "Since you went away, the days grow long and soon I'll hear old winter's song. But I miss you most of all, my darling when autumn leaves starts to fall." "당신이 떠나버린 뒤로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져요. 그리고 곧 오래된 겨울 노래를 듣게 되겠죠. 하지만 당신이 제일 그리워요. 내 사랑. 가을 낙엽이..

초 간단 토마토 소스 Supereasy Tomato Sauce

파스타용 토마토 소스는 쉽게 만드려고 하면 정말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토마토 소스의 기본 재료는 양파, 마늘, 토마토 통조림이다. 재료 : (5~6인분 기준) 토마토 통조림 800g (롱고발디, 데체코, 홀필드 등) 테니스 공 만한 양파 3개, 다져서 마늘 3쪽, 다져서 치킨스톡 1/2 개 (취향에 따른 추가재료) 통후추, 갈아서 페페론치노 2 꼬투리, 손가락으로 비벼서 잘게 부순 1. 양파를 다진다. (양파 다지는 법) 2. 마늘 세 쪽을 칼 옆면으로 눌러서 으깬 다음 소금을 한 꼬집 뿌려주고, 잘게 다진다. 소금을 뿌려주면 마늘 즙이 나와서 다지기 좀 더 편해진다. 3. 올리브유나 카놀라유, 식용유 등의 기름을 두른 팬에 양파를 넣고 투명해질 때까지 2분 정도 살짝 볶아(소테잉Sauteing) 준..

Anarchive/Cooking 2016.11.27

언젠가 고기 구워 먹은 날

호주산 살치살이 고와서 사 왔었다. 200g에 17,000원. 정말 못 구웠다. 여담이지만 여러모로 요리가 총체적으로 망한 날이었다. 가쓰오부시는 너무 우려서 신맛이 났고, 사우어크라우트는 과발효 돼서 물러 터졌으며, 당근 김치는 커민이랑 코리앤더 파우더를 너무 많이 넣었다. 아무튼 얇은 고기를 이렇게 구워 먹으면서 드는 생각이지만 얇은 고기는 정말 굽기 어렵다. 마이야르 반응이 충분히 일어날 정도로 구우면 너무 익어 질겨지고, 또 덜 익히자니 반응이 충분히 일어나지 않는다. 질겨지는 것을 마블링으로 커버할 수 있지만 그 또한 최선이 아닌 것이, 지방도 분해되면서 다채로운 에스테르 분자들을 내뿜는데 그 반응도 시간이 있어야 충분히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면에서 고기를 두껍게 썰어서 그릴링 하는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