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길을 잃어버리지 않게'는 모디아노가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2014년에 출간한 소설이다. 책은 "내가 사건의 실상을 알려줄 수는 없다. 그 그림자만 보여줄 수 있을 뿐."이라는 스탕달의 자전소설을 인용하면서 시작한다. 맨 뒤의 옮긴이의 말에 나온 것처럼 이 인용구가 '이 소설의 시작이고 끝이다.' 아니 어찌 보면 파트릭 모디아노의 소설 전체를 관통하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느낌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모디아노의 소설을 하나 둘 읽어 나가다 보면 마음 속에 남는 느낌은 결국 스탕달의 문장과 비슷하다. 물론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은 전부 다르다. (내가 느끼기에) 같아 보이는 세계에서 각각의 주인공들이 자기만의 시간을 살아가고 나중에 각자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지만, 결국 분명한 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