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re&There, Chit Chat

잡담.

Sth Btwn Us 2015. 10. 31. 01:16


 



  1. 나는 철저한 유물론자에, 무신론자이지만 그와는 별개로 명동성당에 오면 숭고함이 온몸을 휘감는다. 자연스럽게 옷매무새를 가다듬게 되고 경건해진다. 



  2. 요즘 들어 하비 케이의 「과거의 힘」이 자꾸 떠오른다. 오인영 선생님이 번역하셨는데 아주 훌륭하다. 사람들이 꼭 한 번 쯤은 읽어야만 하는 책. 나도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가치에 대한 고의적인 공격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의 장점과 우수함을 증진시키려는 사람들과 우리의 유산과 과거에 대한 고의적인 공격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국가적 자긍심을 깎아내리고, 영국의 역사를 억압과 실패의 세기들로, 즉 희망의 나날이 아니라 절망의 나날로 재술하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 마가릿 대처, 1983년 인터뷰 中


  "이 책이 지닌 미덕 가운데 하나는, 레이건과 대처로 대표되는 미국과 영국의 신우익이 자신들의 정치적 야심에 맞춰서 역사를 어떻게 침해하고 오용했는지를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 준다는 점이다. 물론 이 책에서 저자의 일차적인 지적 관심은 역사학의 위기에 놓여 있다. 그러나 그의 눈에 비친 역사학의 위기는 단지 분과학문으로서 역사학의 위상이 추락했다는 의미에서 위기가 아니다. 그것은 레이건과 대처가 (크게는 자본이) 정치적 헤게모니를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공적 담론과 사회 문화에서 역사가, 그리고 역사교육이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의미에서의 위기이다. 레이건과 대처는 신보수주의적, 신우익적 역사 해석과 역사의식으로 그 공백을 채워 넣으려 했다. 그들의 부당한 과거 이용과 남용이 낳은 사생아가 바로 오늘날 미국의 신애국주의적 광기라고 나는 믿는다. 그러므로 이 책은 오늘날 세계패권주의의 역사적 몸통이라 할 만한 '가까운 과거'인 80년대에, 미국과 영국에서 과연 역사 해석을 둘러싸고 어던 일이 있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 옮긴이의 말 中



 



  3. 최근 산, 책들과 앨범. 알랭 바디우가 서문을 써 주는 한병철 교수는 이제 유럽 주류 철학자로 봐도 무방할 듯 하다. 번역 텀이 조금 길긴 하지만, 탈근대사회가 아니라 근대사회 이전으로 역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상황을 볼 때 충분히 의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막스 베버가 살아 돌아오면 뒷목 잡고 쓰러질 듯.


  4. 시집을 사게 되면, 어떤 시는 좋고 어떤 것은 좋지 않기도 한데, 이준규의 시집은 전혀 그런 것이 없다. 수록된 시 전체가 좋은 적은 정말 처음이다. 이런 경우 흔치 않은데 말이다. 

  

  5. 마일스 데이비스의 앨범은 시디 3장에 무려 7,300원이라는 경이롭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 중이다. 한 개 더 사서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면 딱이다. 그 밖에도 헌책방에서 우연찮게도 어빙 코피의 논리학 입문, 마르크스 자본론을 발견하고 황급히 구입했다. 두고 두고 소장해야 할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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