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탤지어라는 단어와 개념은 모두 17세기 의학자 요하네스 호퍼가 장기 원정에 시달리는 스위스 용병의 상태를 기술하려고 창안했다. 노스탤지어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름, 즉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에 실제로 심신이 허약해지는 병을 가리켰다. 증상으로는 우울증, 식욕부진, 심한 경우 자살 등이 있었다. 19세기 후반까지도 군의관에게 이 병(돌이켜보면 분명한 심리 질환)은 걱정거리였다. 사기 유지는 승전에 꼭 필요한 요소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노스탤지어는 본디 시간이 아니라 공간을 통해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가리켰다. 그건 이동에 따른 고통이었다. 하지만 지리적 의미는 점차 사라졌고, 대신 시간이 노스탤지어를 규정하게 됐다. 이제 노스탤지어는 떠나온 모국을 절박하게 그리는 마음이 아니라, 사람의 일생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