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카의 단맛이 글리세롤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글을 보았다. (링크) 일단 프랑스어를 영어로 변환하여 중역한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무엇이 보드카를 "울트라 프리미엄" 급으로 격상시켜주는가? 몇몇 브랜드 홍보대사는 질 좋은 원재료를 쓰면 된다고 주장한다. 혹자는 복잡한 증류과정 때문이라고도 하고, 심지어 (주정을) 희석하는 과정에서 쓰는 특별한 물 때문이라고도 한다. 이것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들이 말하지 않은 것이 있다.
실험실에서 분석해보면 다른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보드카는 정의상 주정neutral alcohol이다.(주정을 희석한 것이겠지...) 과학자들은 보드카에 단맛과 그 밖의 맛들을 부여하기 위해 첨가물들을 조합하여 넣는다. 이 첨가물들은 식용으로 분류되지만, 무엇이 들어가는지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가 그렇지 않아도 되는가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이 첨가물들은 소비자가 알아야만 하는 것이고 따라서 라벨에 첨가물들을 표기해아 한다.
글리세롤 - 첨가물의 왕. 글리세롤(E422) 또는 글리세린은 무색무취에 점성이 약간 있고 단맛이 나는 액체로, 제약 공정에서 널리 사용되는 화합물이다. 글리세롤은 포도당의 약 70%의 단맛을 낸다. 증류 후 글리세롤을 첨가하게 되면 점성과 크리미함, 지방처럼 두터운 맛을 부여할 수 있다.
(중략)
실험실(authorized by the INAO, certified by COFRAC and approved by the DGCCRF and France Agri Me)에서 벨베디어, 시락, 그레이 구스의 글리세롤 수치를 분석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벨베디어 : 0.13 g/L
시락 : 0.12 g/L
그레이구스 : 0.11 g/L
1. 일단 단맛이 난다고 주장하는 보드카의 글리세롤 수치를 비교했으면, 단맛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보드카들도 글리세롤 수치를 분석했어야 한다. 표본이 너무 적고 편중되어있다. 또 "보드카의 단맛은 글리세롤 때문이다." 라는 가설을 세웠으면, 보드카용 주정에 증류수를 넣어 알코올 도수 40%로 희석한 액체에 글리세롤을 일정 단위로 넣어서 단맛에 대한 반응을 분석했어야 했다.
2. 다가 알코올이 실험용 쥐의 미각 수용기에 주는 자극에 대한 연구(Jakinovich and Oakley, 1976 1)를 참조하자면, 글리세롤은 0.01 몰랄농도에서야 고실끈신경(chorda tympani) 2에 실험용 쥐의 3%만이 반응한다. 글리세롤의 분자량이 92.09g(1몰)이니 글리세롤 0.01 몰랄농도면 용매 1kg에 글리세롤 0.92g이 녹아 있는 수준이다. 위에서 분석한 보드카의 경우는 0.92g도 아니고 0.13g인데 이게 유의미한 단맛을 낸다고 볼 수 있나 싶다. 3 와인에서 단맛을 느낄 정도(역치)의 글리세롤 함량은 5.2g/L이다. 물에서는 3.8g/L - 4.4g/L이고, 점성의 유의미한 변화는 25g/L 이상에서 나타난다. (K.T. Scanes, S. Hohmann, B.A. Priori,1998) 4
- Jakinovich, W., Jr and Oakley, B. (1976) Stimulation of gerbil’s gustatory receptors by polyols. Brain Res. , 110, 505–513. [본문으로]
- 고실끈신경(chorda tympani nerve)을 이루는 신경섬유는 특수내장구심성분(SVA)과 일반내장원심성분(GVE)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각(taste sensation)을 전달하는 특수내장구심성분(SVA)은 무릎신경절 신경원의 말초돌기(peripheral nerve)이며, 혀신경(lingual nerve)과 합쳐져 혀의 앞쪽 2/3에 있는 맛봉오리(taste bud)에 분포한다. (연세대 해부학교실,http://anatomy.yonsei.ac.kr/neuro-web/book_view.php?name=CH6-PT2-TB1-TT5-ST3-2) [본문으로]
- 참고로 Sucrose(설탕)의 단맛 강도를 100으로 놓고 볼 때 글리세롤은 그 강도가 80이다. [본문으로]
- Glycerol Production by the Yeast Saccharomyces cerevisiae and its Relevance to Wine: A Review, p.18.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