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rchive/The Art of Combat

나이프 강재 선택 가이드 Guide to the Best Knife Steel

Sth Btwn Us 2016. 10. 25. 15:47

본 기사의 객관성을 옮긴이가 담보하는 것은 결코 아니고, 내용 또한 일부 동의할 수 없음을 알립니다

본 기사는 Best Pocket Knife Today의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링크)  



나이프 강재 선택 가이드



포켓 나이프를 고를 때는 블레이드의 강재에 특히 더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블레이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강재는 나이프의 퍼포먼스에 크게 영향을 미칩니다. 강철은 기본적으로 철과 탄소가 섞인 탄소강이지만, 목적에 따라 특성을 부여해주는 미량 원소들을 더하여 합금강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나이프 업계는 블레이드를 성형하고 열처리 하는 방법만큼이나 다양하게, 미량원소들을 첨가해서 여러 강재들을 개발해왔습니다. 궁금하시다면 나이프 강재 조성비 차트를 참조하세요.

 

근본적으로, 나이프에 쓰이는 서로 다른 강재들은 아래 언급할 다섯 가지 특성들이 전부 제각각입니다. 

경도 Hardness

 경도는 스트레스와 힘이 가해졌을 때 변형에 저항하는 정도를 말합니다. 나이프용 강재에서 경도는 종종 나이프가 얼마나 견고한지에 대한 척도가 되고, 일반적으로 Rockwell C 경도(HRC)로 측정합니다


인성 Toughness

 
인성은 거칠게 사용했을 때 갈라지거나 깨지는 것에 저항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또한 강재가 깨지지 않고 탄성 있게 출렁이는 능력 또한 인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날이 깨지는 건 정말 최악의 경우이고 다시 바로 잡기 정말 어렵습니다. 강하고 단단한 강재일수록 인성이 낮은 경향이 있다는 걸 명심하세요. 인성은 측정하는 방식이 경도보다는 덜 표준화 되어 있습니다.

내마모성 Wear Resistance

 
 내마모성은 연마마모Abrasive wear와 응착마모Adhesive wear로 오는 손상에 견디는 능력을 말합니다. 연마마모는 부드러운 표면에 거친 물질이 닿았을 때 발생합니다. 응착마모는 마주하는 두 면이 서로 맞물려서 움직일 때 갈려 나오는 미세 입자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내마모성은 일반적으로 강재의 경도와 상관관계가 있지만 강재의 화학적 조성에도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같은 경도라고 하더라도 카바이드 입자가 크게 형성된 강재일수록 내마모성이 좋습니다.


내부식성 Corrosion Resistance

 내부식성은 강재가 습기나 물, 소금 등에 노출되었을 때 발생하는 녹에 저항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내부식성이 높을수록 엣지 퍼포먼스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걸 명심하세요.

엣지유지력 Edge Retention

 엣지유지력은  나이프를 사용하는 동안 날카로움을 오랫동안 유지하게 해주는 능력을 말합니다. 엣지유지력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 하지만, 안타깝게도 엣지유지력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은 표준화되어 있지 않습니다. 나와 있는 데이터들도 객관성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엣지유지력은 내마모성과 엣지의 변형저항성의 조합이라고 봅니다.


안타깝게도 최고의 나이프 강재”는 위 다섯 가지 요소들이 전부 다 최고치인 것은 아닙니다. 한 가지를 고르면 다른 한 가지는 포기해야죠. 가장 큰 트레이드 오프는 바로 강도나 경도를 고르느냐 아니면 인성을 고르느냐입니다. 유별나게 경도가 높은 블레이드는 단단한 표면에 떨어뜨리면 깨지거나 부서지기도 합니다. 반대로 인성이 유별나게 높으면 깨지는 것이 아니라 휘고, 날카로움도 오래가지 못합니다. 또한 스테인리스 강Stainless Steel’ 이라는 용어는 오해의 소지가 많습니다. 모든 종류의 강철은 특정 물질에 오랜 시간 노출되면 변색되고 녹이 슬기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나이프를 어떻게 쓸 계획인지 생각해보세요. 상황에 적합한 강재를 고를 수 있을 겁니다.




일반 나이프 강재 타입

대부분의 블레이드 강재는 일반적으로 아래 세 범주 중 하나에 속합니다.

· 공구강 Tool Steel : 주로 절삭용으로 쓰이는 합금강을 말합니다. 공구강 중 자주 쓰이는 것은 D2, O1, 크루서블Crucible 사의 CPM 시리즈(CPM 3V)나 고속도강High Speed Steel인 M4 입니다. 

· 탄소강 Carbon Steel : 거칠게 사용하는 용도로 인성과 내구성이 중요할 때, 일반적으로 쓰이는 강재입니다. 서바이벌 나이프나 마체테를 만들 때 많이 쓰입니다. 날이 날카롭게 서고 상대적으로 다시 갈기 쉬운 편입니다. 대신 크롬 함량이 낮아 내부식성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탄소강 중 나이프에 제일 많이 쓰이는 것은 1095 입니다. 


· 스테인리스 강 Stainless Steel : 탄소강에 크롬을 첨가해 내부식성을 높이고, 다른 미량원소들을 넣어 퍼포먼스를 향상 시킨 강재 입니다. 대신 인성이 떨어집니다. EDC 나이프에서 제일 인기 많은 강재인 스테인리스 강은 440 시리즈, 154CM, AUS 시리즈, VG 시리즈, CTS 시리즈, MoV나 Sandvik, 크루서블 사의 SxxV 시리즈가 많이 쓰입니다. 스테인리스 강은 크롬 함량이 최소 13%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걸 기억하세요.


요즘 매우 핫한 나이프 강재

 

아래 열거한 강재들은 요즘 나이프 강재로 자주 쓰이는 것들입니다. 물론 이 외에도 기술적으로 더 좋은강재들(CPM-125V, CPM-10V, K294 )이 있지만 시장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아래 순위에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비교해서 선정한 것들이 결코 아닙니다. 그저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일반적인 퍼포먼스를 비교한 다음, 제 나름대로 분류한 것입니다.




CPM S110V

엣지유지력 : 10점 / 내부식성 : 6점 / 샤프닝용이성 : 1점  


요즘 나이프 트렌드에 맞춰, 정말 단순하게 내마모성과 엣지유지력만을 극대화한 강재입니다. 아직도 시장에서 흔치 않은 강재고, 연구소에서 검사하지 않으면 CPM S90V와 서로 구분하기는 어려운 강재입니다. 하지만 CPM S110V만큼 엣지유지력이 좋은 강재는 없다는 건 분명합니다. 매우 작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나이프제작자들에게는 엿같은 강재이고, 샤프닝할 때는 (너무 안 갈려서) 돌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CPM S110V로 만든 블레이드의 날카로움은 정말 어이가 없을 정도로 오래 갑니다. (스파이더코 밀리터리 모델 리뷰를 참조하세요.)


CPM S90V

엣지유지력 : 9점 / 내부식성 : 5점 / 샤프닝용이성 : 1점  


크루서블 사의 CPM S90V는 내마모성과 엣지유지력 부문에서 정점을 이루는 강재입니다. 예상대로 탄소 함량이 매우 높지만, 비밀은 또 있습니다. 그건 바로 ELMAX나 S30V의 세 배에 이를 만큼 바나듐 함량이 높다는 것입니다. 맞아요. 이것도 거지같이 비쌉니다. 그리고 샤프닝 할 때 마치 예수가 십자가 지고 골고다 언덕을 오르는 것만큼 힘들어요. 아 물론, CPM S110V(위를 보세요)만큼은 아닙니다. CPM S90V만큼 엣지가 오래가고 마모에 잘 견디는 강재는 거의 없습니다. 이 강재가 쓰인 모델 중 가장 핫한 제품이 바로 벤치메이드 사의 940-1 모델입니다. 쩌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죠.


M390

엣지유지력 : 9점 / 내부식성 : 7점 / 샤프닝용이성 : 2점  


M390은 불러-우드홀름Bohler-Uddeholm 사(오스트리아의 Bohler사와 스웨덴의 Uddeholm이 합병)에서 최근에 새로 나온 슈퍼 스틸 중 하나입니다. 3세대 분말강 기술을 적용한 M390은 뛰어난 내부식성을 갖추고, 높은 경도로 내마모성을 강화한 나이프용 강재입니다. 날카로움과 내마모성을 높이기 위해 크롬, 몰리브덴, 바나듐, 텅스텐을 첨가했습니다. ZDP-189와는 다르게 대부분의 카바이드는 바나듐과 몰리브덴에 의해서 형성됩니다. 그래서 내부식성을 담당하는 '자유-크롬(free Chromium)'이 더 많이 남아있죠. M390은 경도를  HRC 60~62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불러 사에서 "Microclean"이라는 별칭으로 부르는 M390은 미러피니시가 가능합니다. 샤프닝 난이도는 적당히 어려운 편이지만 S90V보다는 쉽습니다. M390으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모델로는 벤치메이드 사의 581 Barrage를 들 수 있겠네요.



ZDP-189
엣지유지력 : 8점 / 내부식성 : 4점 / 샤프닝용이성 : 1점   


히타치 사에서 나온 ZDP-189는 경도를 골 때리게 올릴 수 있게 탄소와 크롬을 엄청나게 집어 넣은 슈퍼 스틸입니다. ZDP-189를 이용할 경우 경도가 보통 64 HRC 언저리에서 놀지만 일부 나이프 제작자들은 66 HRC까지 올립니다. 물론 이 정도까지 경도를 올리면 엣지 유지력은 엄청나게 좋아지지만 샤프닝 난이도도 똑같이 엄청나게 올라갑니다. 크롬 함량이 20%라서 녹이 안 생길거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입니다. ZDP-189에 포함된 많은 양의 탄소가 크롬과 짝을 이루어 카바이드를 형성하기 때문에 녹 방지에 도움이 되는 '자유 크롬'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래서 ZDP-189는 S30V보다 경도가 높고 엣지도 오래가지만, 녹에 더 취약합니다. ZDP-189를 사용한 모델로는 스파이더코 사의 Dragonfly 2를 들 수 있겠군요.


ELMAX

엣지유지력 : 8점 / 내부식성 : 5점 / 샤프닝용이성 : 3점  


우드홀름(현 불러-우드홀름) 사는 ELMAX 강재를 내마모성과 내부식성이 뛰어난 고크롬-바나듐-몰리브덴 분말합금강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ELMAX는 스테인리스지만 많은 부분에서 탄소강의 특성을 보입니다. 녹 방지력을 유지하면서도 엣지유지력은 최상에 속하고 샤프닝도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아마도 나이프 강재로는 '전천후' 강재가 아닐까 합니다. 불러-우드홀름과 크루서블이 시장을 선도하려고 요즘 치열하게 싸우는 게 볼 만하죠. ZT 0562가 ELMAX를 쓰는 제품입니다.


CPM-20CV 

엣지유지력 : 9점 / 내부식성 : 7점 / 샤프닝용이성 : 2점  

CPM-20CV는 불러 사의 M390을 크루서블에서 만든 것입니다. 여담으로 카펜터 사의 CTS-204P도 M390과 비슷한 강재죠.  분말 공구강인 CPM-20CV는 인상적인 내마모성과 엣지유지력을 보여줍니다. 또한 크롬 함량이 높아서 내부식성도 높죠.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신제품에 속하지만 벤치메이드 같은 브랜드에서는 자사의 556-1 그립틸리언 모델에 CPM-20CV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벤치메이드 사에서는 M390이 인성이 더 좋지만 대신 20CV는 엣지유지력이 더 좋다고 주장합니다. 




CTS-XHP
엣지유지력 : 8점 / 내부식성 : 6점 / 샤프닝용이성 : 5점  


CTS-XHP는 미국의 카펜터 사에서 개발된 강재로써 엣지유지력이 훌륭하고 경도를 61 HRC 정도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이 강재는 카펜터 사의 연구진이 극도로 미세한 금속 파우더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온 새로운 분말강으로 탁월한 퍼포먼스를 보여줍니다. 엣지유지력이 S30V보다 살짝 더 나은 대신, 샤프닝이 살짝 더 고단합니다. CTS-XHP는 D2보다 내부식성이 더 좋고 엣지유지력은 살짝 더 좋은 강재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D2처럼 샤프닝하기가 쉽지 않고, 깨지는 경향(이가 빠짐)이 있습니다.



CPM-M4

엣지유지력 : 9점 / 내부식성 : 2점 / 샤프닝용이성 : 2점  


다른 어떤 탄소강보다 엣지유지력이 좋고 인성도 탁월한 고성능 공구강입니다. CPM 강재처럼 CPM M4 또한 크루서블 사에서 특허받은  CPM(Crucible Particle Metallugy, 크루서블 분말야금) 공정으로 제조 됩니다. CPM 공정을 이용하면 강재의 성분비를 매우 균일하게 맞출 수 있어, 
기존의 방식으로 만든 강재보다 안정적이고 가공성이 더 좋습니다. CPM M4는 몰리브덴, 바나듐, 텅스텐이 들어가 내마모성과 인성의 밸런스가 아주 좋고, 탄소 함량도 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경도는 62-64 HRC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다만 크롬 함유량이 상대적으로 적어요. CPM M4는 스테인리스 강이 아니라 탄소강이라는 걸 명심하세요. 절삭용으로는 최고의 강재 중 하나지만, 관리를 해주어야 녹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일부 제작자들은 코팅을 하기도 하지만, 코팅이 영원히 갈 거라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샤프닝 하기 쉽냐고요? 음... 아뇨.


 

CPM-S35VN

엣지유지력 : 7점 / 내부식성 : 7점 / 샤프닝용이성 : 5점  


2009년 크루서블 사와 크리스 리브[각주:1]는 S30V를 살짝 개선한 강재인 S35VN을 내놓습니다. 금속 조직을 좀 더 미세하게 만든 S35VN은 나이오븀이 소량 추가되어 S30V보다 가공성이 더 좋고, 인성과 샤프닝이 좀 더 쉬워졌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써보면 S35VN과 S30V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많이 쓰이는 강재 중에서는 S35VN이 제일 탁월하다고 여깁니다. 이 돈 주고 엣지유지력, 인성, 내부식성이 더 좋은 강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CPM-S30V

엣지유지력 : 7점 / 내부식성 : 7점 / 샤프닝용이성 : 5점  

 
크루서블 사에서 개발한 (보통 S30V라고 부르는) CPM S30V는 엣지유지력이 우수하고 녹방지력이 탁월합니다. 이 미국산 S30V는 하이엔드 프리미엄 포켓 나이프나 고급 주방용 나이프를 만드는데 많이 쓰입니다. 합금 과정에서 형성되는 바나듐 카바이드는 강재에 극도로 단단한 성질을 부여합니다. 엣지유지력, 경도, 인성 사이의 밸런스가 아주 좋은 S30V는 나이프용으로는 최고의 강재 중 하나라고 여겨집니다. S30V보다 살짝 더 좋아 보이는 S35VN은 성질이 거의 비슷하지만, 나이오븀 덕택에 가공성이 좀 더 좋습니다. S30V는 여전히 사랑받고 널리 쓰이는 강재입니다. 

 


154CM

엣지유지력 : 6점 / 내부식성 : 6점 / 샤프닝용이성 : 5점  


440C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154CM는 몰리브덴을 미량 더했습니다. 그래서 440C보다 엣지유지력이 더 좋고, 크롬 함량이 440C보다 적음에도 동일한 수준의 내부식성을 지닙니다. 인성이 좋은 편이고, 엣지유지력도 괜찮습니다. 도구만 있으면 샤프닝도 어렵지 않은 편입니다. 벤치메이드 같은 대규모 나이프 제조업체에서는 154CM을 애용합니다. CPM 154는 크루서블 사의 CPM 공정으로 154CM을 분말강으로 만든 버전입니다. (스웨덴의 다마스틸Damasteel에서는 CPM 154와 비슷한 RWL-34를 생산하고 있기도 하죠.) 분말야금 공정을 이용하면 카바이드 입자를 좀 더 미세하게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인성과 엣지유지력이 살짝 더 좋아집니다. 하지만 그 차이를 느끼기란 쉽지 않습니다. 


 

ATS-34
엣지유지력 : 6점 / 내부식성 : 6점 / 샤프닝용이성 : 5점   

ATS-34는 154CM의 일본회사 버전입니다. 그래서 154CM과 비교했을 때 원소 성분비와 금속 특성이 거의 같습니다. 꽤 퀄리티 좋은 강재이기도 해서 나이프 제작자들이 자주 사용합니다. 엣지유지력은 탁월하지만 440C보다 내부식성이 떨어지는 편입니다.



D2
엣지유지력 : 8점 / 내부식성 : 2점 / 샤프닝용이성 : 3점 


D2는 스테인리스(크롬 함량 13% 이상)보다 크롬 함량이 모자라 "세미-스테인리스"라고 불리는 공구강입니다. 하지만 내부식성은 괜찮은 편입니다. D2는 같은 카테고리로 분류한 154CM이나 ATS-34보다 훨씬 더 단단하기 때문에, 엣지유지력이 좀 더 좋습니다. 바꿔 말하면 다른 강재만큼 인성이 좋지 않다는 것이고, 샤프닝도 좀 더 어렵다는 말이죠. D2 강재를 아주 날카롭게 갈려면 샤프닝 초고수가 되야 할 겁니다. 



VG-10
엣지유지력 : 6점 / 내부식성 : 7점 / 샤프닝용이성 : 6점  


VG-10은 154CM, ATS-34와 매우 비슷하지만, 두 강재보다 크롬 함량이 높아 내부식성이 더 좋고 바나듐을 더해 인성이 살짝 개선되었습니다. 일본에서 개발된 지는 꽤 됐지만, 미국 시장에서는 스파이더코 같은 나이프 메이커에서 서서히 쓰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경도가 꽤 높고 굉장히 날카롭게 갈 수 있지만, 취성이 어느 정도 있어 이가 나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H1
엣지유지력 : 2점 / 내부식성 : 9점 / 샤프닝용이성 : 8점  


일본 모됴 메탈 사에서 개발한 H1은 내부식성을 극도로 높여 사실상 녹이 안 슨다고 봐도 될 정도의 강재입니다. 그야말로 '스테인리스' 스틸의 전형이랄까요. 물론 일장일단이 있는 법이라 엣지유지력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습니다. 스쿠버 다이빙용으로는 정말 좋지만 매일 쓰는 EDC 용으로는 글쎄요. 매우 비싼 강재입니다.



N680
엣지유지력 : 5점 / 내부식성 : 8점 / 샤프닝용이성 : 6점  


N680은 질소 0.20%에 17%가 넘는 크롬을 함유하고 있어서 내부식성이 매우 좋습니다. 나이프가 염수에 노출되는 빈도가 높은 편이라면 N680은 훌륭한 선택일 겁니다. 또한 입자가 고운 강재라 날카롭게 갈 수 있습니다. 엣지유지력 괜찮은 H1 의 저렴이 버전이랄까요. 하지만 날카로움이 154CM 처럼 오래가지는 않습니다. 





440C

엣지유지력 : 4점 / 내부식성 : 4점 / 샤프닝용이성 : 6 


한 때는 고급 강재였던 440C는 올 라운드 플레이어입니다. 하지만 새로 개발된 강재들 때문에 빛이 바랬죠. 스테인리스 강인 440C는 대량 생산 포켓 나이프에 자주 쓰였고, 다용도로 쓰일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의 강재입니다. 인성과 엣지 유지력이 괜찮은 편이고 녹 저항력은 더 좋습니다. 같은 400 번대 시리즈보다 엣지유지력이 더 좋긴 하지만 녹 저항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440C 블레이드는 상대적으로 엣지를 세우기 쉬운 편입니다. 400 번대 시리즈 강재 중에서 탄소와 크롬 함량이 가장 높습니다.



AUS-8
엣지유지력 : 3점 / 내부식성 : 4점 / 샤프닝용이성 : 8점  


일본에서 개발된 AUS-8은 (440C보다 내부식성이 조금 더 좋지만 더 무른) 440B와 거의 동일한 강재입니다. 인성은 다른 프리미엄 강재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탄소 함량이 적어 엣지유지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기억하세요. 탄소 함량이 높을수록 좀 더 단단하고 날카로움도 오래갑니다. AUS-8은 면도날 수준으로 날을 세우기 정말 쉽습니다.  



CTS-BD1
엣지유지력 : 4점 / 내부식성 : 6점 / 샤프닝용이성 : 6점  


스파이더코 사의 요청으로 카펜터 사가 개발한 CTS-BD1은 진공용융[각주:2] 스테인리스 스틸로 AUS-8, 8Cr13MoV와 비슷한 강재입니다. 엣지유지력이 앞서 언급한 두 강재보다 살짝 더 앞선다고 여겨지는 강재죠. 크롬 함량이 더 높아서 내부식성도 조금 더 좋습니다. CTS-BD1은 열처리 과정에서 중간크기의 크롬 카바이드(단단하고 마모에 저항성을 지닌 입자)를 형성하므로, 154CM같은 고 카바이드 강재보다 엣지를 세우기는 상대적으로 쉽지만 엣지유지력은 떨어집니다.


8Cr13MoV
엣지유지력 : 3점 / 내부식성 : 3점 / 샤프닝용이성 : 8점  


MoV(혹은 Cr) 시리즈 강재는 중국에서 개발된 강재로 AUS-8과 동급이지만 상대적으로 탄소 함량이 높습니다. 이 강재에 대해 최고 수준의 열처리 노하우를 지닌 스파이더코 같은 회사에서는, 8Cr13MoV로 굉장히 합리적인 성능과 가격의 나이프를 만듭니다. 


14C28

엣지유지력 : 4점 / 내부식성 : 6점 / 샤프닝용이성 : 6점  


스웨덴 샌빅 사에서 개발한 14C28N 스테인리스 스틸은 13C26의 업그레이드 버전입니다. 사실  이건 커쇼[각주:3]에서 13C26의 내부식성을 강화해 달라고 샌빅 사에 요청해서 만들어진 강재입니다. 성분비를 분석해보면 13C26보다 크롬 함량이 더 높고 탄소 함량이 더 낮은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비밀은 질소를 더한 데 있습니다. 질소는 내부식성을 높여주거든요. 중상급 강재 중에서는 아주 날카롭게 세울 수 있는 종류에 속합니다. 30달러 이하 나이프에서 고를 수 있는 최고의 강재일 거예요.




440A
엣지유지력 : 3점 / 내부식성 : 5점 / 샤프닝용이성 : 9 

420HC와 거의 동일하지만 탄소 함량이 살짝 더 높아 내마모성과 엣지유지력이 더 좋습니다. 하지만 내부식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420HC

엣지유지력 : 3점 / 내부식성 : 8점 / 샤프닝용이성 : 9점  


420 시리즈 중 제일 낫다고 여겨지는 420HC는 420과 유사하지만 탄소함량이 더 높아서[각주:4] 좀 더 단단합니다. 중하급 강재이지만 [각주:5] 같은 회사에서는 420HC를 이용해 최고 수준의 열처리로 합리적인 가격의 나이프를 만들어냅니다. 열처리를 잘하면 엣지유지력, 내부식성이 좋아집니다. 사실 이 가격대에서 내부식성이 제일 좋은 강재입니다. 50 달러 이하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나이프와 멀티툴을 살 수 있을 겁니다.



13C26

엣지유지력 : 3점 / 내부식성 : 4점 / 샤프닝용이성 : 7점  

면도날 용으로 개발되었던 AEB-L 강재의 샌빅 버전이 바로 13C26 입니다. 440A와 비슷하지만 탄소-크롬 비율이 440A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서[각주:6] 좀 더 단단한 대신 내부식성이 살짝 떨어집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면 차이가 거의 없습니다. 거의 동일하다고 보면 됩니다. 샌빅은 나중에 13C26을 업그레이드 해서 14C28N을 내놓습니다.


1095
엣지유지력 : 3점 / 내부식성 : 2점 / 샤프닝용이성 : 8 


10XX 시리즈 탄소강 중 가장 인기 있는 강재인 1095(탄소 함량 0.90%-1.03%)는 내부식성이 좋지 않고 엣지유지력은 평균적인 수준입니다. 근데 왜 1095가 인기가 있을까요? 1095는 인성이 좋기 때문에 깨지는 성질이 덜합니다. 또한 날을 세우기도 편해서 아주 머리카락을 포 뜰만큼 날카롭게 세울 수도 있죠. 또 생산단가가 낮습니다. 이런 장점 덕분에 EDC용 나이프가 아닌, 커다란 헤비-듀티 나이프나 서바이벌 나이프를 만들 때 주로 쓰입니다. 많은 나이프 메이커들은 1095에 코팅 처리를 해서 녹이 스는 것을 방지하지만, 간단히 기름만 발라줘도 됩니다.



420J

엣지유지력 : 2점 / 내부식성 : 8점 / 샤프닝용이성 : 9 


420J는 하급에 속하지만 일반적인 목적이라면 꽤 괜찮은 강재입니다. 상대적으로 탄소함량이 낮기(0.5% 이하) 때문에, 블레이드가 무르고 고급 강재로 만든 블레이드보다 날이 빨리 죽습니다. 정말 빨리 죽습니다. 반대로 인성이 좋아서 탄성이 있고, 내부식성이 매우 높습니다. 하지만 찢어지고 빨리 닳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강재로 만든 나이프들은 대부분 가격대가 엄청 저렴하고 대량 생산된 제품입니다. 


AUS-6

엣지유지력 : 3점 / 내부식성 : 5점 / 샤프닝용이성 : 9점  


일본 아이치 스틸에서 만든 420 시리즈 강재입니다. 탄소 함량이 적어 무른 저급 강재이지만 내부식성은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나이프 강재별 퍼포먼스 차트 

개인적으로 정한 엣지유지력, 내부식성, HRC 경도, 내마모성 순위입니다.












CPM 강재가 뭐예요?

CPM은 Crucible Particle Metallurgy의 약자로 고급 공구강을 만드는 공정입니다. 미국의 크루서블 인더스트리는 CPM 강재를 만드는 유일한 회사[각주:7]로, 금속을 녹인 다음 작은 노즐을 통해 고압으로 분사하여, 용융된 금속을 작은 방울 형태로 고체화 시키는 방식으로 금속 입자를 만듭니다. 이 작은 금속 입자들을 식혀 파우더 형태로 고체화 한 다음, 열간등압성형 방식[각주:8]으로 균일하게 가스압을 가해 금속 입자들이 하나의 주괴로 뭉쳐지도록 합니다. 열간등압성형 방식은 합금 과정에서 미세한 금속 입자들이 아주 균일하게 분포하도록 해줍니다. 이렇게 하면 인성, 내마모성이 증가하고, 가공 및 열처리를 할 때도 그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습니다.  

 


오스테나이트 강 vs 마르텐사이트 강

오스테나이트 강은 니켈 함량이 8% 정도로 높아서 자성을 띄지 않고 상대적으로 물러 나이프를 만드는데 적합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스테나이트 강은 고크롬 강보다 인성과 내부식성이 월등해서 매일 사용하는 포크, 숟가락, 주방 개수대 등을 만드는 데 많이 쓰입니다. 마르텐사이트 강은 스테인리스 기준(Cr 13% 이상)에는 맞지만 크롬 함량이 낮은 편이고니켈 함량이 적어 자성을 띠는 강재입니다. 마르텐사이트 강은 탄소 함량이 높아서, 열처리 시 나이프를 만들 때 부적합한 조직인 마르텐사이즈 조직을 과도하게 형성하게 됩니다. 강재 제조사들은 강재를 빠른 속도로 퀜칭[각주:9]하여 오스테나이트 조직을 마르텐사이트 조직으로 전환합니다.

 

다마스커스 강이 뭐예요?

다마스커스 강은 인도나 파키스탄 같은 중앙아시아 지역 나라에서 유래한 것으로 기원전부터 쓰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른 성질의 강철을 접붙이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회오리 치는 문양으로 바로 구분 가능합니다. 보통 '패턴 웰디드 스틸'로 많이 알려져 있죠. (우츠Wootz강과 혼동하지 마세요. 우츠강은 보기에만 비슷할 뿐입니다.) 예로부터 다마스커스 강의 탁월함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해왔지만, 현대에 와서는 미적인 관점에서 아주 인기가 많습니다. 대부분 컬렉터를 위한 것이죠.

 


생각해야 할 부분

나이프 강재가 전부가 아니라는 걸 기억하세요. 강재 뽕에 취하지 마십시오나이프의 퍼포먼스를 결정하는 요인이 강재 만이 아님을 알아야 합니다. 강재 분석은 과학적이긴 하지만 통계의 함정에 빠지기 쉽게 만듭니다. 블레이드가 위에서 프리미엄 혹은 하이엔드로 분류한 강재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더 낮은 등급의 강재보다 "당연히 더 좋다는 것"은 결코 아님을 명심하세요. 제조사 별로 갈리는 열처리 기술, 블레이드의 디자인도 나이프의 퍼포먼스에 영향을 크게 미칩니다!

사실 현대에 개발된 강재들은 사용자 대부분이 만족스럽게 사용할 정도로 퍼포먼스가 훌륭합니다. 그러니까 강재 말고 다른 것, 이를 테면 나이프를 사용하는 방법 같은 것을 더 신경 쓰길 바랍니다.





옮긴이의 추가 1. 그 밖에도 최근 개발된 강재 중 아주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는 강재는 CPM-4V(CPM-3V의 상위호환), Vanadis 4 Extra이나 Vanadis 10 같은 것이 있다. 이 세 강재 모두 Ultra Premium 강재에 속한다. 


옮긴이의 추가 2. Pocket Knife 수준에서는 상관이 없지만 Fixed Knife로 갈수록 강재의 인성이 중요해진다. 그리고 강종의 영향도 받는데 스테인리스로 만든 대형 나이프의 경우는 실사용 시 칼이 미끄러지는 경향이 있다. 반면 CPM 3V, 1095, 1060, 5160, 6150 같은 탄소강들은 나무를 베거나 깎을 때 착착 감기고 미끄러지지 않는다. 또한 탄소강의 경우 스테인리스강보다 날을 세우기가 쉽고 날도 예리하게 선다. 개인적으로 제일 만족스러웠던 탄소강은 CPM-3V 였다. 제로 톨러런스 사의 ZT 0100 모델이 바로 CPM-3V를 사용한 모델.




  1. Chris Reeve. 커스텀 나이프 제작자 [본문으로]
  2. 대기압 이하로 기압을 낮춘 상태에서 금속을 용해하는 방법. 주로 용융 금속 중에 존재하는 가스 따위의 휘발성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하여 행하여진다. [본문으로]
  3. Kershaw. Kai 그룹 산하 나이프 브랜드. [본문으로]
  4. 420HC의 HC는 하이-카본을 의미한다. [본문으로]
  5. Buck. 미국의 나이프 제조사. 1902년에 설립된 유서 깊은 나이프 제조사다. [본문으로]
  6. 440A: C 0.65-0.75, Cr 16.00-18.00 13C26 : C 0.68, Cr 13.00 [본문으로]
  7. 하지만 파우더 메탈을 만드는 회사는 꽤나 다양한 편이다. [본문으로]
  8. Hot Isostatical Pressing. HIP [본문으로]
  9. Qeunching, 흔히 말하는 담금질 [본문으로]